독립야구단 ‘고양 위너스’… 절망에서 희망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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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26 17:16 조회2,926회 댓글0건본문
꿈은 절망과 희망의 경계에 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담이 높을수록 건강함을 잃은 사회다. 해마다 1000명 내외의 고교 야구선수들이 졸업한다. 그들 가운데 프로구단 입단이라는 꿈을 이루는 선수는 1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절망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꿈을 상실한 그들을 위해 또 하나의 독립야구단이 출범한다. 독립야구단 '고양 위너스'(이사장 김장헌)가 25일 경기 고양 국가대표 야구장에서 트라이아웃(선수 선발 테스트)을 실시했다. 기존의 독립야구단과 달리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발하는 고양 위너스는 선수단 구성을 마치는대로 오는 12월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의 독립야구단은 6개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해체됐지만 연천 미라클, 파주 챌린저스, 저니맨 외인구단에 이어 양주 레볼루션, 신한 피닉스 등이 잇달아 창단했다. 독립야구연맹은 올해 3개 팀이 참가한 스트라이크존배 리그를 출범시켰다.
고양 위너스 김장헌 이사장은 꿈을 이루지 못한 아픈 경험을 가졌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꿈꿔온 프로 진출에 실패하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그런 선수가 비단 내 아들뿐일까.'
자신과 같은 가슴앓이를 해온 부모와 선수들이 다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할 방법은 없나. 이런 고민 끝에 김 이사장은 아예 독립 야구단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됐다. 기왕 야구단을 창단할 바엔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르게 차별화를 시도해 보자.
결국 수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또 선수들이 야구를 하지 않더라도 관련된 직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도자 양성, 심판 학교, 일본의 재활 전문학교 진학, 야구용품 제작 등 다양한 출구를 마련해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그 가운데 하나다. 물론 일본야구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말할 수 없이 좋겠지만.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과 라오스에는 최근 야구 붐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이 특히 라오스 야구 붐 조성을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한국 야구를 전파하고 나아가 선수들의 일자리도 늘리는 일속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다.
비영리 독립야구단 운영은 쉽지 않은 길이다. 연간 수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간다. 지자체나 기업의 후원이 없고는 살림을 꾸려가기 조차 힘들다. 손동호 고양 위너스 상임이사는 "김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가며 발 벗고 뛰고 있으나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가장 절실한 부분은 역시 전용 야구장. 고양시를 연고로 하고 있는 만큼 '고양 장항 야구장'을 희망하고 있으나 아직 시로부터 확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김장헌 이사장은 "이제 갓 출범한 상태라서 할 일이 많다. 독립야구단은 프로야구의 젖줄이자 선수들에겐 새로운 희망이다"며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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